작성일 : 11-01-16 20:30
걸식하는 삶을 선택한 이유
 글쓴이 : 금강
조회 : 3,003  

승가의 구성원이 되고도 그에 합당한 위의와 덕행을 갖추지 못한 비구들,

교만과 성욕과 탐욕과 분노에 자신을 맡기는 비구들을 부처님은 엄하게 꾸짖으셨다.



" 비구들이여,

살아가는 방법 중에 밥그릇을 들고 얻어먹는 것이 가장 천한 일이다.

사람들이 누군가를 저주할 때 '바가지 들고 빌어먹을 놈'이라 하지 않는가?

비천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재가자들이 고개를 숙이는 까닭은

보다 수승한 이익을 얻기 위해서이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이 발우를 들고 집집마다 걸식하는 삶을 선택한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왕의 위협이 두려워서인가?

강도에게 재산을 모두 빼앗겼는가?

빚을 갚을 능력이 없어 도망친 것인가?

전염병이 무서워 고향을 등졌는가?
 
먹고 살기 힘들어서 출가했는가?



비구들이여,

그대들이 출가자의 삶을 선택한 까닭은 오직 하나이다.

길고 긴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날 길을 찾기 위해서이다.

출가자의 삶이 고뇌와 재앙에서 벗어나는 길임을 확신했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다.



비구들이여,

명심하라. 출가한 이유를 잊어버리고, 출가한 목적을 잊어버리고,

세간에 있을 때의 마음가짐과 다르지 않고,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키우고,

출가자의 법도를 배우지 않고, 마음을 고요히 하지 않고,

태도를 잘 다스리지 않는 이가 있다면 그는 재가자가 누릴 수 있는 행복도 놓치고,

출가자가 얻을 수 있는 행복도 놓치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그런 이는 화장터에서 시체를 태울 때 쓰는 막대기와 같다.

아래쪽도 시커멓게 그을리고, 위쪽도 시커멓게 그을리고,

가운데는 썩은 시체의 핏물이 흥건히 배인 그런 막대기와 다름없다.

그런 막대기를 어디에 쓰겠는가?

그런 불결한 막대기는 마을에서 장작으로도 쓰지 않는다.



명심하라.

출가자가 출가자의 삶을 살지 못하면 그는 세간의 행복도 놓치고

출세간의 행복도 놓치는 것이다."

<부처님의 생애>중 pp.348-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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