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4-12-17 14:38
산사에서 지혜를 배우는 아이들
 글쓴이 : 금강스님
조회 : 3,102  

산사에서 지혜를 배우는 아이들 (2002.06.20)

“밥값은 하고 살아야지”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한문학당이 벌써 여덟 번째가 되었다.
여기에 들어오면 7박8일 동안 부모님의 면회나 전화 통화를 할 수 없다.
공중전화도 없지만 전화카드를 상징적으로 압수한다.
구멍가게도 절에서 한 시간을 내려가야 있지만 작은 동전도 보관함에 넣어둔다.

방학이 되면 아이들과 부모의 신경전이 더 심해진다고 한다.
산사(山寺)에서의 생활을 통해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는 잠자리 습관과
단순하고 느린 생활을 익히게 만들고,
과다한 소유·집착·무절제를 일깨우며
자신이 독립된 주인임을 자각하게 하는 것이 한문학당을 열게 된 이유다.
또 사람은 초록색이 70% 이상일 때 심리적 안정을 얻는다는 말처럼,
산에 있는 모든 것이 감성을 회복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엄마, 아빠. 이 곳은 좀 춥기는 하지만 밤에는 별자리를 볼 수 있어요.
대웅보전 뒤에는 달마산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어서 우리가 그림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 들고요.”
한 학동(學童)이 부모님께 보낸 편지 글 중의 한 대목이다.

처음에는 과보호되고 있는 요즘 어린이들이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그것은 괜한 우려였다.
인터넷에는 한문학당 카페가 만들어지고,
중학생이 된 아이들은 자원봉사를 신청하는 등 한번 다녀간 학생들이 마음의 고향으로 여긴다니 말이다.

수행자들이 만나면 도(道)에 대한 이야기가 전부다.
그런데 한문을 가르치는 대둔사 수련원장 법인 스님과는 요즘 한문학당에 대한 이야기가 절반을 차지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에 눈뜨게 하고, 진실과 선과 아름다움을 느끼는 감성을 키워주는 교육을 하자”고 다짐해 본다.

200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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