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4-12-17 14:10
수천의 生을 반복한다 해도
 글쓴이 : 금강스님
조회 : 3,267  

수천의 生을 반복한다 해도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난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러므로 '지금' 후회 없이 사랑하라.
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입보리행론(마음을 열어주는 부처님 말씀)

얼마 전 세심당 큰방에서 '경전읽기 모임'이 있었다.
세시간이 넘도록 '아함경'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용은 "해탈과 열반"편 이었는데
꼬박 세시간을 앉아서 부처님의 생생한 음성의 경전을 차례로 읽었다.
자기가 읽으면서도
마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직접 법문을 듣는 것처럼.................

경전의 구성이나,
대웅전의 구조는 항상 현재적이다.

경전의 첫 부분에는
항상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如是我聞)"로 시작하여 장소와 모인 대중들의 광경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부처님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고,
어떤 제자가 찾아와서 어떤 질문을 하고,
부처님은 어떠한 내용을 설명하였는가 하는 것이 ....
마치 읽는 자신이 그 장소의 한 청중이 되도록 꾸며졌다.
언제 어느 때 읽어도 직접 청중이 되어 법문을 듣는 것처럼 생생하다.
항상 경전을 생생한 자세로 읽는다면
옛 부처님의 제자들처럼 마지막에 환희심으로 가득 찰 것이다.

대웅전도 그렇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인도의 영축산에서 계실 때에 많은 제자들이 법문을 듣기 위해 모여들었다.
앞에 부처님이 묵묵히 앉아 계시고,
빙 둘러서 수많은 제자들이 앉아서 부처님의 법문을 듣기 위해 모였다.
고요하다.
장엄스럽다.
그 광경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다.
하늘의 천신들도 찬탄하며 꽃비를 뿌린다.

이러한 광경을 대웅전에 그대로 반영하여
옛 사람들
나무를 다듬고
조각하고
그림을 그려
영산회상을 만들었다.

누구든 대웅전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고요히 앉아 있으면
천장 가득한 꽃잎들이 어깨에 내려앉을 것이다.
그대로
이천육백년전 그 영축산의 부처님 음성을 들을 수가 있는 것이다.

지금의
이 순간이 영원이다.
과거도
미래도 아니다.

언제나 현재가 가장 소중한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몸짓을 하며
고요하고,
단정하고,
지혜롭게 살리라.

20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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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련화 10-12-03 09:02
답변 삭제  
보살행의 몸짓으로 그렇게 살리라.
스님 대단하십니다.()()()
문영순 11-01-10 09:20
답변 삭제  
후회없이 사랑할 수 있을까요?
언제나 후회와 회한만 남는 것을~
문수행 13-04-24 03:44
답변  
수천겁의 생 중에  단 하루의 삶이라도
 부처님의 몸짓으로 살수만 있다면...().().().
에포케 17-12-26 17:42
답변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몸짓을 하며
고요하고,
단정하고,
지혜롭게 살리라.

그렇게 다짐하여도 문득 문득 밀려오는 쓸쓸함,
쓸쓸함앞에서 한치의 오차도 없이 떨어지는 동백처럼
툭!
하고 마음도 집니다.
epoche 18-05-16 18:56
답변 삭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몸짓을 하며
고요하고,
단정하고,
지혜롭게 살리라.

예전의 제 댓글을 보니 부끄럽습니다.
이제는
대장부로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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